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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따라 올라가 만나는 은빛 억새와 탄광 마을의 문화 재생, 정선이 품은 새로운 걷기 여행
강원도 정선의 함백산 만항재와 고한 18번가는 자연의 고요함과 지역 문화가 공존하는 힐링 산책지다. 

고지대 억새평원과 폐광촌의 문화 거리에서 만나는 정선의 깊은 정서는 감성적인 걷기 여행의 가치를 더해준다.

 

강원도 여행 - 정선

 

1. [함백산 만항재] 해발 1,330m, 구름 아래 걷는 억새길


함백산(1,573m)**은 강원도 정선과 태백 경계에 걸친 고산으로,

특히 ‘만항재’는 차량으로 도달 가능한 국내 최고 고갯길(해발 1,330m)**로 알려져 있다.
이 고개에 도착하면, 탁 트인 하늘과 억새로 가득 찬 능선이 펼쳐지며,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고요한 풍경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만항재에는 짧은 오르막이 이어지는 산책로 형태의 억새 트레킹 코스가 마련돼 있으며, 

특히 가을에는 은빛 억새가 바람 따라 흔들리며 능선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초여름부터는 야생화 군락지도 볼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으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태백산맥 능선과 저지대 마을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이곳은 아침 안개가 많이 끼는 지역으로, 이른 오전 방문 시 운무와 햇살이 맞닿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우며, 

차량으로 정상부에 접근 가능해 체력 부담 없이 산 정상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2. [고한 18번가] 폐광 마을이 예술 골목으로 다시 태어난 공간


함백산 아래에 위치한 고한읍 고한 18번가는 과거 탄광 마을이었던 골목을 문화예술 거리로 탈바꿈시킨 

지역 재생 프로젝트의 대표 사례다.
골목 곳곳에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만든 설치 미술, 벽화,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으며, 

“별의 도시”, “광부의 거리”라는 테마가 공간 전반에 살아 있다.

마을 한복판에는 ▲별천지 광장, ▲광부 이야기 벽화골목, ▲별빛공원 등 테마별 포인트가 조성돼 있으며, 

곳곳에 폐광 자재를 활용한 벤치, 조명, 장식이 있어 걷는 내내 시각적인 재미와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또한 여름에는 ‘고한 야생화 축제’와 ‘별빛음악회’ 등 계절성 행사도 자주 열려, 

지역민과 여행자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이 지역은 밤하늘 별 보기 명소로도 유명하며, ‘천문대 없는 별관측소’라는 슬로건 아래 도시 조명을 줄이고 

밤하늘을 보존하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인상적이다.

 


3. [정선 하루 코스 구성] 억새 능선과 문화 골목이 연결되는 감성 루트


정선의 이틀 중 하루를 고한-함백산 루트에 집중해도 충분히 풍성한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오전에는 만항재에 올라 고지대 억새 트레킹과 야생화 감상, 

전망대에서의 경치 감상까지 약 1~2시간 여유 있게 즐기고, 고한읍 방향으로 하산해 점심을 해결하는 일정이 적절하다.

고한 시내에서는 곤드레정식, 황기백숙, 산나물비빔밥 등 강원도 산간 지역 특유의 건강한 한 끼를 맛볼 수 있고, 

식사 후에는 고한 18번가 골목을 도보로 천천히 탐방한다.
마을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코스를 돌아보는 데 1시간 30분~2시간이면 충분하며, 

중간중간 카페와 전통찻집, 마을작은도서관 등 쉼터도 마련돼 있다.

서울에서는 정선 또는 태백 방면 버스를 이용하거나 정선역 하차 후 렌터카 또는 시내버스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자차 이용 시 만항재까지 직접 올라갈 수 있어 중장년층, 가족 단위, 감성 트래커 모두에게 적합한 코스다.

 


4. [정선 여행의 의미] 높은 곳의 고요함과 깊은 곳의 온기를 만나는 길


정선의 만항재와 고한 18번가는 높이와 깊이,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함백산에서는 고요한 산의 기운과 억새 능선의 아름다움을, 고한 18번가에서는 사람들이 만든 정서와 회복의 흔적을 만난다.

이 여정은 단순히 풍경을 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그 풍경을 만든 시간과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걷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높은 곳에서 마음을 비우고, 마을에서 감정을 채우는 이 하루는, 정선이라는 지역이 가진 또 다른 깊이를 보여주는 여정이다.